건강

- 몸이 붓는데는 다 원인이 있다 -

the zoom 2008. 5. 11. 14:33
얼굴·눈밑 많이 부으면 신장 이상 팔다리 푸석하면 비장 기운 부족
속병 다스리면서 생활습관 바꿔야

가끔 내가 이제 한국 사람이 다 되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한밤중에 라면 생각이 날 때다.
얼큰한 라면을 생각하느라 잠이 달아나면 기어이 한 그릇을 먹고 나서야 잠들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한국인 친구는 나를 부러워한다.
라면을 먹고 바로 자면 얼굴이 퉁퉁 부어서 아내가 싫어한단다.
심지어 붓는 증상을 없애 준다며 라면에 우유를 부어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

여성 잡지에는 얼굴 부기를 빼는 여러 가지 생활요법이 소개되어 있다.
젊은 여성은 얼굴이 조금만 부어도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른다.
이목구비가 오목조목한 한국 사람의 얼굴은 서양인과는 다른 매력이 분명히 있다.
조금 부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매력이 사라지진 않는다.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속 건강을 체크해 보는 것이 좋겠다.

몸 전체 혹은 얼굴, 손, 발 등 특정 부위가 붓는 증상을 부종이라 한다.
보통 아침에는 얼굴이, 저녁에는 다리가 많이 붓는다.
우리 몸의 수분이 아침에는 얼굴 쪽에 몰렸다가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몸이 자주 붓는 사람이라면 부종의 부위를 보고 신체의 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부종이 나타나는 부위마다 원인과 증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얼굴이 붓고 팔다리가 푸석한 경우는 우리 몸의 습(習)을 다스리는 비장의 기운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배가 더부룩하거나 꽉 막힌 것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눈 밑과 얼굴이 많이 부을 때는 신장의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소변 보는 것이 시원하지 않고 새벽녘에 허리가 묵직해지기도 한다.
전신이 부으면서 기운이 가라앉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면 폐장의 기운을 올려주어야 한다.

이렇게 똑같은 부종이어도 원인이 각각 다르다.
마사지나 지압으로 부종을 빼는 것은 짧은 시간의 효과는 볼 수 있지만, 부종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는 못한다.
속을 다스리는 내치(內治)와 함께 생활습관을 바꾸는 근본 치료가 중요하다.

몸이 자주 붓는 사람은 짜고 단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짠맛은 수분의 과다 섭취를 부추기고, 단맛은 체내에 습(習)을 많게 해서 소화와 배설 기능을 방해해서 몸을 더욱 붓게 할 수 있다.
비를 맞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바로 물기를 제거하는 것도 부기를 막는 방법이다.
밥은 검정콩와 붉은팥을 적절히 섞는 혼식을 하는 것이 좋다.
검정콩와 붉은팥은 체내의 물과 습기를 소변으로 배설시키면서 소화기능까지 돕는 효능이 있다.
또 잘 익은 호박의 속을 파내고 팥 한 줌을 넣고 삶아서 짓찧은 다음에 하루 세 번 식성에 맞게 매 식전에 먹는 것도 좋겠다.

가끔 기습 더위가 찾아와서 낮에는 땀이 날 정도로 덥다.
날씨가 봄과 여름을 넘나들면서 인체의 기후 적응 시스템을 시험하는 기분이다.
이럴 때 기력이 저하되면 다가올 여름을 대비하기 힘들다.
운동하기, 제철 음식 먹기 등 혼란스러운 날씨에 기력을 지키기 위한 나만의 대비책을 세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