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인 제부도는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볼 수 있고 갯벌 체험이 가능해 각광받는 관광지.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면 바다가 열리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데, 갯벌 사이로 난 도로를 달리다보면 동화의 섬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먹을거리도 풍부해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 제격인 제부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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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회동리 앞바다에서는 매년 음력 2월 말에서 3월 중순 사이에 보름 간격으로 두 차례 바닷물이 갈라지며 갯벌이 드러나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이때면 어촌 마을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또한 여수의 추도, 충남 석대도, 전북 변산반도 등도 1년에 몇 차례 바다가 갈라져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그런데 경기도 화성 제부도에서는 매일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된다. 하루 두 번 바닷물이 갈라지는데, 갈라진 바다 가운데로 난 도로를 따라 자동차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주말이면 제부도의 바닷길을 달려보려는 수많은 차량들이 꼬리를 잇는데, 이 길을 지나면 동화 속 풍경처럼 아담하고 예쁜 제부도가 나타난다. 제부도는 섬 둘레가 고작 8km 남짓 되는 작은 섬. 하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매들의 보금자리였다는 3개의 매바위가 섬 한 편에 서서 바다를 지켜보고 있는데, 석양이 질 때면 붉은 기운이 바위에 서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옆으로 펼쳐진 넓은 자갈해변과 갯벌에서는 바지락을 직접 캘 수 있어 서해바다의 재미를 쏠쏠하게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에서 선창가로 이어지는 통나무 산책길도 호젓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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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로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그만이다. |
차 바로 옆까지 파도가 찰랑거리는 4km 바닷길 제부도의 입구인 화성군 서신면 송교리에 도착하면 바닷길 정면에 검문소가 나타난다. | ||
길 양옆에 펼쳐진 갯벌을 보며 섬까지 달리는 기분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모를 정도로 묘미가 있다. | ||
최근에 만들어진 통나무 산책로. 가족끼리, 연인끼리 정겹게 손잡고 거닐기에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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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 서쪽 끝에 자리한 기암괴 석 매바위. 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 고 물이 나가면 뭍이 된다. 이곳으로 지는 석양은 제부도 최고의 장관. |
제부도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은 물때에 따라 매일 다르다. 물론 매달 보름날과 그믐날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한사리 때가 바닷물이 열리는 시간이 가장 짧다. 이때는 하루에 4시간 정도만 물길이 열리는 것.
옛날 중국으로 이동하던 중 제부도 선창에 들른 국왕이 한 여인으로부터 우물에서 물을 받아 마시고 그 맛이 좋아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지금도 제부도는 육지에서 떨어져 있는 섬이지만 지하수가 맛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우선 제부도에 도착하면 섬 주위를 한 번 돌아보는 게 좋다. 섬 둘레가 짧아 차로 천천히 돌면 20분이면 충분하다. 아직까지 날씨가 춥긴 하지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얘기를 나누면서 산책을 해도 좋다. 섬으로 들어서면 갈래길이 나오는데 왼쪽 길로 가면 탁 트인 해안선과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다. 오른쪽 길을 택하면 광어, 우럭, 꽃게 등의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포구가 나오는데, 두 공간은 최근 만들어진 통나무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다. | |
매바위는 섬 남서쪽 끝에 자리한 높이 20m 안팎의 기암괴석으로, 오랜 세월 바닷물에 패어 기이한 모양으로 우뚝 솟아 있다. 매의 부리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는데, 20년 전만 해도 실제로 바위에 매가 살았다고 한다. | |
물이 완전히 빠졌을 때 제부도 바닷길을 건너고 있는 차량들. 제부도에 들고나기 위해서는 미리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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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매바위는 제부도의 일몰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매바위 위로 해가 떨어질 때면 서해바다 전체가 붉은 빛으로 물든다. 매바위가 있는 제부도 서쪽 해변에는 대동횟집, 선창횟집, 전주식당, 석구네횟집 등 횟집이 많이 모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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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빛나는 해수욕장을 지나 동쪽 해변에 닿으면 섬 뒤편 선창으로 이어지는 통나무 산책로가 등장한다. 최근에 만들어진 길로 갯벌 위에 버팀목을 만들어 1.5km 남짓의 길을 내었다. 통나무 마디에는 연인과 친구, 가족들이 남긴 글과 그림들이 가득하다. 너른 갯벌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걷기에 좋은 길이다.제부도 선창은 삶의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다. 30여 대의 배가 정박해 있는데 이 중 20척 정도는 김 양식에 쓰이는 배이고, 10여 척은 꽃게나 숭어, 우럭 등을 낚는 배다. 방파제엔 평일에도 강태공들의 낚싯대가 드리워져 있는데 특히 방파제에서 하는 망둥이 낚시가 유명하다. 선창 주변에서는 주민들이 싸고 푸짐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도 제부도에는 2년 전 문을 연 소규모의 놀이동산이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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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는 대하·조개·굴구이로 유명한데, 포장마차와 횟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 |
그래도 다행히 제부도의 갯벌은 아직도 건재하다. 제철이면 바지락과 굴이 넘쳐나고 동죽, 댕가리, 말미잘, 칠게, 납작게, 밤게, 민챙이, 민꽃게, 서해 비단고둥, 낙지 등의 갯벌 생물들도 볼 수 있다. 제부도 갯벌은 부드러우면서도 그다지 깊게 빠지지 않아 불편함 없이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곳곳에 조개 껍데기가 깔려 있어 맨발로 들어가는 것은 금물이다. 바지를 걷고 갯벌에 나서면 가장 먼저 새끼손가락 길이만한 게들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잠깐 얼굴을 내밀다가 다시 빠른 걸음으로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데 게를 쫓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즐겁다. 100m쯤 나아가면 호미로 바지락을 캐는 가족들을 볼 수 있는데, 바지락의 양이 풍부해 초보자도 잠깐 동안 바구니 가득 캘 수 있다. 제부도에서 조개를 잡으려면 호미와 여벌의 옷, 모자 그리고 맛소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호미는 매바위 입구 가게에서 팔기도 한다. 맛소금은 조개를 잡기 위한 미끼용으로 갯벌의 조개 구멍에 맛소금을 조금 뿌리면 조개가 바닷물이 들어온 줄로 착각하고 갯벌로 기어 나온다고 한다.
미나리·호박·양파·쑥갓·마늘 등의 갖은 야채를 냄비 밑에 깔고 그 위에 꽃게를 놓고 양념을 얹어 끓인 꽃게탕과 철판에 소금을 두툼하게 깔고 익혀 먹는 왕새우구이도 이곳의 자랑. 굵은 새우 한 접시가 3만원으로 온 가족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양이 푸짐하다.
바지락을 듬뿍 넣어 만든 바지락칼국수는 국물 맛이 시원하고 깔끔하다. 커다란 함지박 같은 그릇에 담겨 나오는 칼국수는 맛뿐만 아니라 푸짐한 양으로도 유명하다. 이 밖에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달아 아이들도 좋아하는 굴밥은 제부도에 왔다면 꼭 맛보아야 할 음식이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비봉 IC로 나와 306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제부도와 대부도 팻말이 곳곳에 보인다. 광평리를 지나면 막바지에 파라다이스모텔이 나오고 두 갈래 길이 보이는데 오른쪽으로 가야 제부도가 나온다. 제부도 가는 지방도로는 시속 60km 이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과속을 할 수 없다. 한편 시화방조제와 대부도 길은 주말 귀갓길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주변 맛집 매바위와 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식당으로, 마당에 내놓은 평상에 앉아 낙조를 감상하며 음식을 먹는 손님들이 많다. 모둠조개구이+왕새우소금구이+멍게+칼국수+회무침+조개탕+키조개양념구이 등이 한꺼번에 나오는 세트메뉴가 인기인데, 가격은 종류에 따라 5만원부터 10만원까지 있다.
바닷길 보통 하루 두 차례 바닷길이 열린다. 썰물 때면 바닷물이 4~5m 정도 낮아져 2.3km의 시멘트 포장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드시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확인하고 가야 헛걸음을 하지 않는다. 제부도종합정보(www. westzon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약국 해수욕장 부근에 하나 있는데, 휴일과 성수기에만 운영된다. 평소에는 제부도 입구(매표소) 해수탕온천 옆에 자리한 약국을 이용하면 된다.
은행 제부도에는 은행이 없다. 제부도 매바위 부근 관광상품판매소 앞에 신협의 현금지급기만 한 대 있다. 제부도 입구 해수탕 1층에 농협이 있다.
주유소 & 가스충전소 제부도에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는 제부도 들어가기 전에 있는 광평주유소로 제부도 전방 약 8km 지점에 있다. 가스충전소는 비봉에서 사강 가기 전 남양가스 충전소가 가장 가깝다. 제부도 전방 약 28km 지점.
주차장 & 카센터 제부도는 아이들과 걸어서 들어가기엔 다소 먼 거리다. 차로 이동해야 하는데, 제부도 내 주차장에서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제부도에는 카센터가 없고, 타이어 펑크를 수리하는 곳이 한 군데 있다.
인터넷 사용 정보화센터에서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 단 게임은 금지다. 급하게 인터넷을 사용해야 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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