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언론에서 만큼은 ‘된장녀’란 말을 쓰지 않았으면~~~~

the zoom 2007. 10. 12. 11:09

 

 

 

한국인이 한국을 상징하는게 무어냐고 물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김치와 된장일 것이고, 외국인이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김치와 불고기일 것이다.

 

그만큼 김치와 된장, 불고기는 전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키워드이자 자랑스런 민족음식이다.

 

한국인이 김치와 된장, 불고기를 먹지 않고 과연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돈까스와 피자만 먹고 살라고 하면 적어도 30대 이상 성인남녀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얼큰한 된장찌개와 매콤한 김치찌개 식당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확신한다.

 

투박한 뚝배기에 파란 애호박과 두부를 송송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인 된장찌개를 상상해 보라!

 

한국인치고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보면서 군침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된장에 대한 역사적 사료를 찾아보면, 요즘 가장 인기가 있다는 사극 ‘대조영’이 세운 나라 발해시대 때부터 콩과 소금으로 발효시킨 음식이 나오고, 683년 신라시대에 간장과 된장에 관한 기록과 1018년 '고려사지'에 된장의 기록이 있다.

 

1200년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여름에는 장을, 겨울에는 김치를 먹었다'고 적고 있고, 1680년 '요록'에서는 장 담그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1715년,'산림경제' 1752년 '민첩집설', 1830년 '농정증요', 1800년 '시의어록'등에 된장의 기록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렇다면 된장에 대한 효능은 어떠한가?

 

된장의 효능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바로 항암 효과이다. 암세포를 가진 쥐에게 된장찌개를 먹인 결과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암조직 무게가 약 80%나 감소하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 된 바 있다. 된장에는 항암 효과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암예방협회의 암예방 15개 수칙 중에는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들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된장은 우리 몸에서 해독작용을 하는 중요한 기관인 간 기능을 강화해준다. 동의보감에도 된장의 해독작용에 대한 언급이 있으며 우리 조상들은 벌에 쏘이거나 상처를 입었을 때 된장을 약으로 바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된장에는 고혈압 예방, 노화 방지, 노인성 치매 방지, 골다공증 억제 등의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옛 문헌에 된장의 맛을 다섯 가지 덕에 비유하여 높이 평가한 된장에는 ‘5덕’이 있으니,

첫째로는 단심(丹心)으로, 다른 맛과 섞여도 고유한 향미와 자기의 맛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며,

둘째는 항심(恒心)으로 오래도록 상하거나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불심(佛心)으로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없애면서 생선이나 고기보다 못하지 않다는 것이며,

넷째로는 선심(善心)으로 매운맛이나 독한 맛을 중화시켜 부드럽게 해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화심(和心)으로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자연과 동화되는 점을 높이 샀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유의 구수한 맛을 유지하며 발달해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조상들이 그만큼 장을 담글 때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장을 담그는 날을 신경 써서 정하고 새끼를 꼬아 부정을 막는 금줄을 치는 등 우리 조상들은 장 담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만큼 맛있는 장을 담글 수 있었다.

 

이처럼 된장은 우리민족과는 뗄 레야 뗄 수가 없는 한국사람의 자존심일 뿐만 아니라 잠시라도 된장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고서는 살수가 없는 대표음식이거늘, 사람들이 비양심적이고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된장을 마치 더럽고 먹지 못하는 오물취급을 해 버리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

 

얼마전 점심값도 없으면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명품을 좋아하는 분수를 모르는 여자를 가리켜  언론들이 그녀를 ‘된장녀’라고 부르며 떠들어 대는 언론들의 모습에 적잖이 실망을 했었다.

 

심지어는 어제 외국에서 연봉 5억이상되는 금융업 종사자 신랑감을 구한다는 여인의 기사가 나오자 국내 언론들은 하나같이 ‘외국에 된장녀 출현’ 어쩌구 하면서 한국의 자존심을 뭉개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황당함에 치를 떨었다.

 

인터넷신문이나 군소언론이라면 모를까 심지어는 공영방송이나 메이저급 언론사도 하나같이 외국에서 된장녀가 출현했다는 사실을 무슨 특종이나 되는 듯 떠들어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근 방송에서 국적불명의 용어나 외래어, 인터넷용어가 난무해 정통한글이 점점 색깔을 잃어가는 것 같아 이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방송이나 언론에서 만큼은 단어사용에 좀 더 신중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한국사람이 매일 먹는 자존심이나 마찬가지인 된장이나 김치를 가지고 그 영양가나 효능, 역사적 사실은 간과한 채 냄새가 조금 난다고 해서 썩은 오물처럼 치부해 버리는 행위는 지양돼야 할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언론을 주도하는 공영방송이나 메이저 언론사라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