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모텔 한번 가볼까?” 집을 떠나 새로운 분위기에서 부부간의 정을 나누고 싶어하는 중년부부가 거침없이 모텔을 찾고 있는 것.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청춘에게 아늑한 객실을 빼앗길라 노심초사하는 중년부부의 예약이 밀려들어 모텔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즐거운 일탈’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고 싶어하는 게 중년부부가 모텔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분당에 사는 K모(여ㆍ38) 씨 부부도 “지난 여름 남편이 처음 가보자고 했을 때는 남들이 어떻게 볼까 부끄러운 마음에 망설였다”면서 “이제는 은근이 모텔에 가자는 남편의 말이 기다려진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시어머니와 아이 눈치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히 부부생활을 하기 어려웠다는 K씨는 “아무런 방해 없이 둘만의 시간을 보내니까 연예시절의 기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좋아했다. K씨 부부는 크리스마스 이브는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다음날에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모텔을 갈 생각이다.
정상적인 부부가 찾아오면서 모텔업계도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조명에서부터 실내 인테리어, 각종 룸서비스까지 기존의 어둡고 은밀한 이미지에서 탈바꿈하려는 모텔이 늘고 있다. 중년부부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이엠아이(IMI)모텔’은 입구에 커다란 조명을 설치해 밝은 분위기를 유도하는가 하면, 복도 곳곳에는 조각상이나 회화작품까지 전시돼 있다. 인치승 아이엠아이 모텔 사장은 “아침에 룸서비스로 간단한 식사도 제공하고 있다”며 “새롭게 리모델링한 뒤로 중년부부가 떳떳하게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 못지않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가격이 훨씬 저렴한 것도 모텔의 장점이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가 나지만 서울시내 모텔은 일반실의 경우 5만~7만원이면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최고급 스위트룸도 10만원 정도면 가능하다. 방마다 최신식 비데는 물론 산림욕 효과를 낼 수 있는 히노키룸, 그리고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천장을 유리로 처리한 낭만적인 객실도 준비돼 있다.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한 모텔 관계자는 “이제 모텔도 규모가 작은 호텔과 다름없는 수준를 지니고 있다”며 “이번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예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부부가 즐길 만한 모텔을 찾고 싶다면 카페나 클럽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모텔가이드’(http://cafe.daum.net/motelguide)나 ‘야놀자’(http://cafe.daum.net/moteltour)가 대표적이다. 모텔도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와인이나 케이크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남편ㆍ아내와 함께 모텔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